감상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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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감상로그 2007. 10. 14. 15:39
호미 - 박완서 지음/열림원 술술 읽혀지는 산문집이다. 마치 박완서님의 일기장을 읽는 기분이랄까. 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꽃과 나무에게 말글기 부분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시골에 계신 엄마 생각이 났다. 농사를 짓고 계신 엄마는 거의 온종일을 들에 나가서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집앞에 꽃밭을 만들어 놓으셨다. 이번 추석에 내려갔을 때 엄마한테 '그렇게 들에서 일하고 와서도 꽃을 키우냐'고 했더니 "예쁘잖아"라고 답하시면서 꽃 주변을 다듬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꽃한테 말도 걸고, 예쁜 꽃만 봐도 씨를 받아 놓으시고, 집에 오는 손님마다 꽃자랑을 하는 모습이 우리 엄마와 똑 닮아서 엄마가 쓴 글인가 착각할 정도였다. :)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일들을 소재로 진솔하게 생각을 그려나간 글을 읽으면서 엄마의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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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정혜감상로그 2007. 6. 10. 22:15
영화는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알람 소리에 일어나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택배로 주문한 김치로 혼자 밥 먹고, 고양이 밥 챙겨주는 그녀의 소소한 일상이 나와 다름 없음에 100% 공감하면서 보았다. 햇살 좋은 거실 쇼파에 누워 있던 정혜의 발톱을 깍아 주면서 '원래 기억하기 싫은게 더 기억나는 법'이라고 말해주던 엄마의 한마디가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화장실에서 피 씻으면서 서럽게 울던 외로운 여자, 정혜를 잘 표현한 김지수씨의 연기는 과연 칭찬 받을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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