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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미
    감상로그 2007. 10. 14. 15:39
    호미 - 8점
    박완서 지음/열림원

    술술 읽혀지는 산문집이다. 마치 박완서님의 일기장을 읽는 기분이랄까.

    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꽃과 나무에게 말글기 부분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시골에 계신 엄마 생각이 났다. 농사를 짓고 계신 엄마는 거의 온종일을 들에 나가서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집앞에 꽃밭을 만들어 놓으셨다. 이번 추석에 내려갔을 때 엄마한테 '그렇게 들에서 일하고 와서도 꽃을 키우냐'고 했더니 "예쁘잖아"라고 답하시면서 꽃 주변을 다듬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꽃한테 말도 걸고, 예쁜 꽃만 봐도 씨를 받아 놓으시고, 집에 오는 손님마다 꽃자랑을 하는 모습이 우리 엄마와 똑 닮아서 엄마가 쓴 글인가 착각할 정도였다. :)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일들을 소재로 진솔하게 생각을 그려나간 글을 읽으면서 엄마의 마음, 할머니의 마음 같은것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일제시대나 6.25 같은 옛날을 회상할 때는 또 그나름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할머니는 그 시대를 물어보면 일절 이야기를 안해주셨더랬다.)
     
    돌이켜보면 자연이 한 일은 다 옳았다고, 칠십 년 세월동안 건져올릴 수 있는 장면이 고작 반나절 동안에 대여섯 번도 더 연속상연하고도 시간이 남아도는 분량밖에 안된다는 독백에, 몇십년을 먼저 살아보신 인생선배님의 말씀 같기도 한 산문집.
     
    Special thanks to 장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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