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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필름 누아르 <씬 시티>감상로그 2005. 7. 17. 15:26내가 생각하는 영화를 감상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사전정보 없이 감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편견 없이 영화의 내용과 화면과 음악을 즐기게 되는것 같다.
그래서 얼마전부터 몇년전에는 절대 놓지지 않고 보던 영화소개/비디오 소개 프로그램은 절대 안본다. 왠만한 새 영화가 나와도 예고편도 안보려고 한다.
애니웨이!
이 영화 <씬 씨티>도 사전정보 하나도 없이 보아서 그런지, 꽤나 마음에 드는 영화를 발견한것 같아 기분이 좋다. 유혈낭자하고 잔인한 장면을 만화화 시켜놓아서 어린이/청소년 교육상 대략 좋지 않다고 하는 차원을 벗어나서 말이다.
이 영화는 플랭크 밀러의 코믹스 <씬 시티> 가운데 'The Hard Goodbye'와 'That Yellow Bastard' ' The Big Fat Kill' 세 에피소드로 짜여져 있고 1) 100% 디지털 촬영, 2) 쿠엔틴 타란티노가 단 돈 1달러를 개런티로 받고 '스페셜 게스트 디렉터'로 참여했다고 한다. 왠지 분위기가 스페셜 하더라니..
영화는 콘트라스트 강한 흑백 화면 한가운데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뒷 모습.. 그리고 조쉬 하트넷의 멋진 목소리와 만화같은 장면을 잠깐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오프닝을 볼때부터 심상치 않은 영화를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오프닝 중 한장면
만화 원작자인 플랭크 밀러의 말을 빌자면 '씬 시티'는 '마른 피가 붙어 있는 저질스런 타블로이드 신문이 바람에 날려 다리에 부딪히는" 장소다. 간단한 한줄 소개로 '씬 시티'의 분위기가 전달되지 않는가! 언뜻 베트맨의 고담시티 첫장면이 생각나게 하기도 하는 말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우락부락 반창고를 덕지 덕지 붙인 마브를 연기하는 사람이.. 브루스 윌리스인가? 하는 착각을 했다.(눈빛이 비슷해서 --;;) 알고 보니 <나인 하프 위크>의 미키 루크가 마브역을 했다고 한다. 잘 몰랐었지만 미키 루크는 난잡한 사생할, 반복적인 성형 수술로 이미지도 망가지고, 얼굴도 망가지고, 헤비급 복서로의 변신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다고 한다.절세의 꽃미남이었던 미키 루크의 완벽 변신!!
그리고, 또 한명의 완벽 변신남이 있었으니 심약하기 그지 없는 바른생활 청년 프로도였던 일라이저 우드. 플랭크 밀러는 BBC와 인터뷰에서 '난 프로도가 인육을 먹는 장면을 꼭 보고 싶었다'라고 했다는데.. 사지가 잘리면서도 비명 한번 지르지 않는 독기 품은 청부 킬러 케빈 연기가 썩 잘어울렸다.청부 킬러 케빈역의 일라이자 우드
그 외, 길모어 걸스에서 똑똑한 로리로 나왔던 '알렉시스 블레델'의 투명한 푸른 눈동자, 다크엔젤의 '제시카 알바'의 멋진 몸매도 영화에서 볼거리 중의 하나..;;;
흑백에서 강조할 부분만 컬러를 섞어 놓은 화면과, 적당히 잔인한 장면에서는 만화기법을 이용해주는 센스하며, 적당히 센티멘탈한 순정만화 톤의 러브스토리까지 복합해 놓은 이 영화.. 썩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