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ciokorea.com/2000/2003/031101/p46.htm
기존업무를 보완하고 신규 비즈니스를 잡는다..
정혜원 hw_jung@ciokorea.com
국내 물류 회사의 택배시스템은 지난 몇 해간 그 모습이 부지런히 진화되어 왔다.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물량에 이어 최근 다단계 업체와 개인 택배 물량까지 가세, 기존 택배시스템으로는 택배 물량 및 데이터 처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택배회사들은 데이터 처리 능력을 높이고 원활한 현장업무 지원을 통해 택배사업의 효율과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대한통운, 한진, 현대택배 등 택배업계는 택배와 연계된 물류 네트웍 효율성 제고, 고객관리시스템 강화, 신기술을 통한 경쟁력 향상, 긴 운송장 입력시간 해소, 실시간 화물관리 및 화물추적서비스를 주된 이슈로 설정하고 신 택배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화물의 송장번호나 전화번호, 고객이름 중 한가지만 입력하면 각종 화물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배송 예정 정보’를 제공한 데 이어 휴대폰과 스캐너 기능을 보유한 일체형 택배 무선PDA를 현장 사원에 제공하고 있다.
이미 다른 택배업체들보다 한 발 앞서 신택배시스템을 구축한 한진. 이들은 현재 신택배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을 완료하고, GPS와 모바일 기술을 통한 획기적인 물류 시스템을 준비중이다.
한편 현대택배는 얼마 전 수익성 중심의 새로운 택배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 안정화 단계에 있다. CJ GLS도 물류터미널 내에 ‘디지털 영상 기록시스템’을 구축, 고객이 자사 제품의 보관 실태와 유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화물의 분실 및 파손율을 대폭 줄이고 화물 분류기와 인원의 적재배치 등으로 창고운영의 효율을 극대화 시켜 나가고 있다.
기존 택배시스템이 예약관리, 배송관리 중심의 시스템이었다면 신 택배시스템은 집하, 화물분류, 창고관리 등의 업무를 보완하면서 동시에 택배 단가분석과 성과관리까지 가능한 경영자 관점의 통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택배 현장에서 종이 운송장이 사라지고 무선단말기에 의한 운송장 정보입력과 실시간 관리, 도착 예정물량의 사전 파악 등으로 사전에 집/배송 계획이 완벽하게 수립돼 현장 영업소의 효율을 극대화시키며 나아가 손익분석까지 가능해지고 있다. 이를 통해 택배업체들은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 확대하고 3자 물류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통운
웹 기술 채택으로 유연성 증가했다
"웹 기술은 이미 일정 수준의 보편화를 이루었고, 표준화 측면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따라서 대한통운이 기업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능동적으로 수용하면서도 표준화를 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 김규한 대한통운 CIO
대한통운은 지난해 말부터 신 택배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올해 8월 시스템을 오픈했다. 신 시스템의 특징은 클라이언트/서버 기반으로 구축된 기존의 시스템을 웹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환해 범용화된 표준기술로도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한통운은 지난 93년에 택배사업에 진출했다. 이때만해도 IT의 진보가 그리 두드러지지 않은 때라 대한통운의 택배시스템은 관리 위주의 단순처리 시스템이었다. 업무효율이나 고객서비스의 개념을 반영해 시스템을 구축했다기보다는 기본적인 사업운영을 위해 시스템을 구성했다. 그러다 이 시스템은 지난 97년 또 한번의 변신을 맞는데 고객 기업과의 인터페이스 등 몇 가지 이슈를 계기로 유닉스 기반의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의 시스템(SPATS)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도 90년대 후반을 들어서면서 역부족이 되었다. 온라인 쇼핑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함께 택배 산업이 50~100%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기존시스템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통운은 지난해 말부터 약 32억원(PDA, 네트웍 업그레이드 비용 제외)을 들여 클라인트 서버기반의 기존의 시스템 환경을 웹 기반으로 전환하고(하지만 아직까지 클라인언트 서버 환경이 일부 남아있다) 모바일과 결합하기 위한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이는 노후화된 하드웨어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 작업과 함께 진행됐다.
신 시스템의 경쟁력
이러한 ‘신 택배시스템’의 구축이 대한통운에 가져다 준 가장 큰 변화는 기업고객들을 지원하는 것이 쉬워졌다는 것이다. 택배시장의 성장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양한 기업고객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을 채택하다 보니 작은 변경사항 하나를 반영하는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유지관리도 매우 어려웠다. 이에 대해 김규한 대한통운 CIO는 “그러나 웹 기술은 이미 일정 수준의 보편화를 이루었고, 표준화 측면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따라서 대한통운이 기업고객 부문에 웹 기술을 적용했다는 말은 기업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능동적으로 수용하면서도 표준화를 꾀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PDA의 도입으로 현장에서 직접 업무 처리가 가능해짐에 따라 2000여대의 전차량과 영업사원에게 PDA를 제공함으로써 현장에서 실시간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해졌고 처리량도 연간 약 5천여만개 수준에서 1억5천만개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아울러 전 점포 회계마감 및 월정산 기간을 2일 정도 단축했다. 또한 3초 이내로 모든 화물추적이 가능해져 실시간 고객응대가 가능해졌으며, 24시간 무정지 시스템도 구축되었다. 김규한 CIO는 이러한 효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한다.
“신기술의 채택을 통한 택배시스템 업그레이드는 기술적인 의의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택배 뿐만 아니라 물류 비즈니스 전반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기술로 인한 비즈니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영체제 위주의 국내 최대의 오프라인 인프라에 온라인 시스템인 신택배정보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연계됨으로 인해 강력한 영업경쟁력을 갖게 되었다.”라고 김규한 CIO는 말했다.
어려운 점
그러나 신 택배시스템을 오픈하기까지 김규한 CIO는 그가 늘 그랬던 것처럼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쳐야 했다.
“고객서비스 증대와 업무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모두 중요한 시점에서 CIO로서 의사결정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예를 들어, 다양한 고객에 대한 이질적인 요구 충족은 표준화의 문제와 상충되며 관리의 효율성과 현장의 편의성 만족 또한 상충되는 경우가 많다.”고 김규한 CIO는 토로한다.
예를 들어 현업은 자신들의 업무 편의성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관리자에게 만족할만한 정보를 주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현업이 기본적으로 입력해야 할 정보가 많아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문제는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발생한다. 대한통운의 중요한 고객 중 하나인 한국암웨이는 고객이 제품을 주문할 때 (대한통운이 미리 고객에게) 배송가능시간을 알려주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을 선택하게 하기 원한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효율적 측면과는 상충되는 부문이 많다.
표준화의 문제 또한 김규한 이사의 주된 고민거리이다. 택배사업을 포함한 물류 비즈니스는 근본적으로 제조-유통-소비자 사이에 존재한다. 그리고 대한통운과 같은 회사들은 그 사이에서 특정 제품과 서비스만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보도 함께 가지고 움직인다. 즉 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활동한다는 뜻이다.
“외부(특히 기업고객)와의 인터페이스를 확보함에 있어 비즈니스와 기술 그 어떤 것도 표준화된 것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김규한 이사는 전한다. 정보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에는 대한통운의 정보시스템을 사용토록 유도하면 되지만, 대형 기업 고객 등 대한통운의 주요고객은 비즈니스 측면은 물론이고 정보시스템 측면에서도 다양한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물류 시스템
대한통운은 신 택배시스템의 가동을 통해 실시간 정보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접수, 배송, 운송장등록 등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 택배시스템을 창고시스템과 연계함으로써 3자 물류 서비스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되었다. 택배시스템의 창고시스템 연계는 대한통운의 미래와도 관계되어 있다. 대한통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물류업체들은 3자 물류(일종의 물류 전면 아웃소싱)를 미래의 중요한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 3자 물류가 창고관리부터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창고 안의 부품과 제품들을 배달해 주는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창고와 택배시스템간의 연계는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이를 해외배송망인 세계적인 물류업체 UPS 시스템과 연동해 글로벌 물류 시스템 구축의 기초를 쌓은 점에도 대한통운은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한진택배
개인고객까지 완전하게 지원한다
"개인고객의 요구가 다양화됨에 따라 배송시간대 별로 다양한 서비스 상품들이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고객들의 요구사항에 알맞게 화물추적을 실시간으로 하여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최신 장비 및 정보시스템의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 김종수 한진택배 CIO
한진택배는 지난 1999년에 신 택배시스템을 구축했다.(한진택배는 한진의 여러 사업부문 중 하나이다.) 한진택배 신 택배시스템의 특징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을 통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데 있다. 이 결과, 한진택배는 기업고객뿐만 아니라 개인고객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김종수 한진 CIO가 미국에서 근무했을 때의 일이다. 오전 10시까지 택배차량이 도착해 김종수 CIO의 짐을 운반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김종수 상무는 그만 5분을 경과해 약속 장소에 도착하고 말았다. 물론 짐을 운반하기로 했던 택배차량은 이미 떠난 뒤였다. 김종수 CIO는 하는 수 없이 다시 택배회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 택배차량을 보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채 5분이 경과하지 않아 다른 택배차량이 짐을 가지러 왔다. 이미 떠난 차가 이를 놓친 고객을 위해 되돌아 온 것일까? 언뜻 생각하면 택배회사의 고객관리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로 인해 다른 고객들의 화물은 피해를 볼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그 택배차량은 인근 지역에 있던 새로운 택배차량이었다. 택배회사는 택배차량을 놓친 고객을 위해서 인근을 지나고 있으면서도 집하지점이 유사한 택배차량에게 김종수 CIO와 관련된 정보를 보냈고, 그 덕분에 김종수 CIO는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만족스러운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고객의 인근 지역에 고객이 원하는 지역으로 배송할 수 있는 배송 차량이 있는지를 파악했다는 것이고, 고객과 관련한 정보를 배송 차량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정보시스템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김종수 CIO는 말한다.
그리고 한진은 이러한 개념의 서비스를 한진택배의 시스템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HANEX
1999년 인터넷은 이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그러나 한진택배는 이러한 인터넷의 매력을 만끽할 수 없었다. 기존의 택배시스템이 낙후되어 인터넷을 통한 고객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택배시장은 놀랄 만큼 성장하고 있었고 한진택배의 기존 시스템은 증가하는 많은 물량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스템이 자주 과부하가 발생했고 데이터 입력 및 처리방식이 낙후되어 신속하고 다양한 고객의 욕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었다. 관리 측면에 있어서도 실시간 정보처리 및 예측이 어려워 각종 자료를 일괄 사후 처리했기 때문에 경영층을 위해 적시에 적절한 분석자료를 생산해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진은 택배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기로 하고, 1999년 신시스템인 eHANEX를 완성했다. eHANEX는 전국의 택배영업장을 인터넷으로 연결함으로써 실시간 정보파악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또한 무선서버를 별도로 설치함으로써 인터넷상의 한진 홈페이지 혹은 PCS나 PDA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택배 예약 배송확인 및 화물추적, 견적 서비스, 영업장 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에 대해 김종수 한진 상무는 “한진은 그 어떤 기업보다 앞서 웹, 모바일 등의 신기술을 도입했다. 당시만해도 기업의 정보시스템에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하는 것이 의문시 되었지만 2000년 이후 다른 기업들이 웹, 모바일 등을 앞다투어 기업의 정보시스템에 적용함으로써 그 유용성이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위
이러한 웹과 모바일의 신속한 채택은 한진에 다양한 기회와 효과를 만들어 주었다. 인터넷을 통한 배송확인 서비스는 모든 고객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운송장번호나 고객(기업 고객번호, 이름, 전화번호)들의 정보를 입력하여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개별 화물의 경로 확인 및 실시간 화물 추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기존에 2시간 소요되던 배송조회시간이 신 시스템 설치 이후 실시간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2000년 상반기부터 무선이동통신(PCS)과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이용한 첨단 모바일 택배정보 서비스를 추가하여 더욱신속한 집하 및 화물 추적이 가능해졌다. 고객 방문접수 즉시 PDA에 운송내역을 입력하여 무선 전송함으로써 영업장은 물론 고객까지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화물을 추적 조회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LG텔레콤의 PCS ez-i 무선 인터넷 지원서비스를 이용하여 이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택배예약, 배송확인, 영업장 안내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바야프로 모바일 택배 서비스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 1월에는 수신 서비스 등이 가능하도록 하여 고객맞춤서비스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또한 인터넷 견적서비스를 통하여 택배 사업을 비롯하여 포장이사, 창고보관, 육상운송, 항만하역, 연안해송 등 각 사업분야에 인터넷을 통하여 특화 된 견적서 양식에 고객이 쉽게 물류 서비스 내용 및 세부비용내역 등의 견적을 묻고 그 결과를 담당자로부터 실시간 이메일의 형식으로 받아볼 수 있는 고객과의 1:1 마케팅이 가능한 새로운 서비스를 시행 중에 있다. 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의 절감은 물론 고객과의 새로운 비전(3자 물류 등) 채널을 창출하는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
고객들의 서비스 욕구가 다양화되고 고급화됨으로써 택배사업은 전문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의 운송상품개발,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운송상품의 개발, 전국을 하루권으로 하는 네트웍 확대를 통한 서비스 수준의 향상을 도모해야 하는 등 그 여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따라서 고객유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차별화된 부가가치 제공 등 고객서비스를 향상시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수 CIO는 “또한 개인고객의 요구가 다양화됨에 따라 배송시간대 별로 다양한 서비스 상품들이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보다 다양한 서비스 개발의 필요성이 증대되어 전문화, 차별화된 고객접근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처럼 고객들의 요구사항에 알맞게 화물추적을 실시간으로 하여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정보(화물위치 확인, 가격, 배송소요 예정시간, 배송확인)를 제공할 수 있는 최신 장비 및 정보시스템의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대택배
개인고객까지 완전하게 지원한다
"택배회사간 정보시스템의 경쟁력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고객, 경영층, 운영상의 요구를 적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함께 수익을 정확히 분석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나온다."
- 이재복 현대택배 CIO
현대택배는 지난 8월 새로운 택배시스템을 오픈했다. 업무지원 중심의 시스템에서 관리 중심의 시스템으로 거듭난 것. 외형위주의 성장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성장의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택배는 지난 2002년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17개월을 투자해 택배부문의 새로운 시스템을 내놓았다.(현대택배는 택배 업무 뿐만 아니라 일반 물류업무까지 취급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지난 99년 현대물류에서 현대택배로 사명이 변경됐다.) 약 43억원의 투자를 통해 태어난 현대택배의 신 시스템은 지난 97년 구축되어 현재까지 사용해온 옛 시스템이 97년보다 약10배 정도 증가한 현대택배의 비즈니스 규모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구축되었다.
현대택배는 지난 97년 택배시스템을 오픈하고 현재까지 운영중심의 기능보완과 처리속도 향상 등 단기적인 개선에만 주력해 왔다. 엄청나게 증가한 비즈니스 규모는 물론이고 냉장/냉동서비스, 지정일 배송 등 택배상품이 늘어나면서 옛 시스템의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또한 인터넷 등 신기술을 정보시스템에 도입할 필요성도 있었다.
“신 시스템 구축의 가장 큰 목적은 외형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한 택배 사업 전반을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우리는 어떤 고객이 얼마나 우리에게 물량을 주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그 고객이 수익이 나는 고객인지 그렇지 않은 고객인지를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택배 업무 그 자체를 지원하는 시스템 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분석 기능이 정보시스템에 요구되었다.”고 이재복 현대택배 CIO는 말한다.
신 시스템의 경쟁력
현대택배의 신 택배시스템은 통합적이고 종합적인 시스템이라는데 그 특징이 있다. 기존 택배시스템이 실무자 중심의 운영 시스템인데 반해 신 택배시스템은 경영층, 관리자 및 고객중심으로 관리와 분석 및 서비스 기능을 추가한 통합 시스템이다. 또한 기존의 택배시스템은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의 단위 시스템인데 반해 신 시스템은 여기에 웹 서비스를 추가하고 예약에서 최종 정산 및 분석까지 일관된 프로세스의 흐름에 따라 업무처리가 이뤄질 수 있는 종합 시스템이다. 특히 정산(수입금, 수수료 등), 평가(원가분석, 성과관리) 및 고객관리(사고현황, 고객특성, 상품별, 거래처 손익, 각종 실적) 등을 제공함으로써 운영효율성 및 수익성 제고에 주력했다.
“대형 택배회사들의 오프라인 운영체제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된다. 당연히 이를 지원하기 위한 각 사의 정보시스템도 그 기본 틀은 유사할 것이다. 따라서 그 차이는 정보시스템을 통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고객, 경영층, 운영상의 요구를 적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함께 수익을 정확히 분석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현대택배의 신 시스템은 고객사의 품질향상 기준에 따라 측정된 성과분석관리에 따른 기여도에 의한 차등화 된 수수료 적용을 통한 탄력적인 정산체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구축되었다. 또 타사의 Hub&Spoke(물류거점을 두고 일단 화물을 모았다가 다시 배송하는 방식)와 달리 Point to Point(배송지에서 목적지까지 바로 배송하는 방식)도 혼용하는 당사 방식에 따라 복합적인 원가분석 관리가 가능토록 조치한 점이 나름의 강점이다.”라고 이재복 CIO는 말한다.
또한 신 시스템의 오픈으로 현대택배의 영업소 및 지점장 등은 더 이상 직원에 대해 일일 점검을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신시스템을 통하여 점소현황 및 각 화물의 진행상황 파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뛰어넘기
옛 택배시스템의 막대한 데이터(20만개 화물의 10단계 이상의 화물추적, 집배송 관리, 운송장 관리 등 수천만 건의 테이블이 다수 존재)를 신 택배시스템으로 옮겨넣는 문제는 현대택배가 신 택배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가장 고전했던 부분 중의 하나이다. 덕분에 IT 부서의 직원들은 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공휴일까지 몽땅 신 시스템에 반납해야 했다. 10차례 이상의 야간 및 공휴일을 이용한 데이터 이행작업을 하고 이를 검증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렵고 힘든 작업을 지나 신 시스템을 오픈 했어도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신 시스템 오픈 이후 변화관리가 새로운 문제로 크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 현대택배의 신 시스템 구축은 업무혁신차원에서의 진행되었다. 또한 택배시스템의 업그레이드 중심으로 신 택배시스템을 구축한 대한통운 및 한진에 비해 전면 재구축(일종의 빅뱅)을 택했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한다. 따라서 제조업체의 ERP와 마찬가지로 현대택배는 변화관리 문제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현대택배는 신 시스템을 오픈한 현재도 지속적으로 관련 당사자간의 협의 및 조정 통한 변화관리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현대택배는 이러한 전면 재구축이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고객의 사업모델이 다양화됨에 따라 각자의 사업영역이 불분명해져 가고 있기 때문. 택배회사에서 고객의 재고관리 인수증 회수업무가 일반화 되어가고 있으며 여기에 실시간 정보서비스와 다양한 대금지불서비스 등이 추가되고 있다.
택배의 미래
“현재 기업에서 물류의 위치는 날로 중요시 되고 있으며 전체 물류비용을 줄이고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택배 회사들에게 고객중심의 장기적인 물류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하고 있다. 따라서 택배업체들은 외형적 성장에서 벗어나 자신과 고객의 수익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고 이재복 CIO는 말했다.
현대택배의 새로운 시스템이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만큼 이러한 CIO의 생각이 시스템을 통해 어떻게 실현될지는 계속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