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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 앞 병원에 잠시 다녀왔다. 토요일임에도 사람들이 꽤 북적이고 있었다.
한참을 졸면서 기다렸건만 증세를 얘기하니 자존심 상하는(?) 얘기만 건넨다.
그러고는 이러이러하니 일단은 주사와 3일치 약을 주겠단다.
3천원짜리 진료와 천오백원짜리 3일치 알약. 이게 내 증세를 낫게 해줄까..?
눈보라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걸으면서 헛웃음이 나왔다.
#2.
방바닥에 퍼질러 누워 오른팔을 뻗어 팔베게 자세를 하고 있었다.
'아.... 심심해.. 뭘하지? 영화도 볼것도 없고.. 책은 집중도 안되고..'
그러고 있는데 오른 팔뚝에서 맥박 뛰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아닌곳에서도 맥박 소리를 들을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내 맥박은 이렇게 전신에서 나 모르게 참 규칙적이게 잘 뛰고 있었구나 싶었다.
내 심장이 올바르게 전신에 피를 공급해주고 있는데 내 머리속은
시간이 갈수록 텅 비어 무감각해지는것 같단 말이지.
두근거리는 심장.. 그 살아있음을 느끼는 날이 오기는 올까..?
#3.
신년이라는데 아무 생각도 없다. 새해 소망도 없다. 절망적이다.